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좌판을 깔고
귤을 팔고 계셨습니다.
누런 골판지 조각에
‘조생귤 한 바구니 2000원’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
마침 귤을 먹고 싶기에
“이거 주세요”
이렇게 말씀드리니
파라솔 아래 앉아계시던 할아버지가
얼른 걸어나와서 한 바구니를 봉다리에
담아주셨습니다.
제가 값을 치르는 사이,
바로 뒤를 걸어오던 사람들도 할아버지께
이것저것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귤봉다리를 집어 들고 발걸음을 떼는 그 순간에야 비로소
3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앞쪽에 할머니 한 분이 똑같이
귤을 팔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추운 겨울 날,
할아버지는 파라솔이라도 있었지만
할머니는 그조차 없었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
두 개의 유성이 스치며 지나가듯이
저와 할머니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는 제가 느낀 것을 느꼈고,
그 할머니는 할머니가 느낀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할머니 앞을 지나 몇발자국 더 가다가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할머니가 귤뿐만이 아니라 떡도 팔고 계셨습니다.
마침 떡이 먹고 싶기에,
되돌아가서 물었습니다.
“이것도 다 2000원 맞아요?”
“어 떡은 다 2000원이야”
아주 짙은 녹색의 투박한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떡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이건 무슨 떡이에요?”
“모시떡”
“이걸로 주세요”
할머니가 떡을 봉다리에 담아주시면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잘생겨가지고 예쁘네”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잘생겼다는 건지,
마스크를 썼기 때문에 잘생겼다는 건지?^^;;
아무튼
저는 이렇게 인기남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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