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하려 하심이라”(에베소서 5:11-12)
먼저, 부족한 저를 교사로 불러주시고, 오늘 이 시간까지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사로 처음 맞은 주일 목장 모임, 저를 빤히 쳐다보던 아이들 앞에서 쩔쩔매던 기억이 너무 선명한데,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역의 연수만 채운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교사로 섬긴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제가 교사로 섬기며 누린 가장 큰 은혜는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공통의 관심사 하나도 찾아내기 힘든 4~5명의 아이와 제가 오로지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도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식은땀이 날 정도의 어색함과 전혀 서로를 알고 싶지 않은 무언의 무관심을 서로가 용납할 수 있는 사랑으로 바꾸어주었습니다.
주일 아침, 피곤한 몸을 일으켜 예배에 나와 찬양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기도의 고백 속에서, 말씀을 나누는 모습 속에서, 각자의 마음속에 살아계신 성령 하나님을 보고, 그 성령 하나님이 매어주신 줄에 하나로 묶여 부르심의 소망 안에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은 ‘함께’가 아니고는 경험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예배 때마다 각 반 학생이 대표로 돌아가며 드리는 기도 시간이 저는 가장 좋습니다. 아이들의 기도에는 일주일간의 삶에서 하나님보다는 공부를, 친구를, 휴식을 더 쫓아 살았던 것에 대한 회개가 들어있습니다. 학생으로서 해야할 공부와 가장 의지가 되는 친구와 잠깐의 휴식이 어쩌면 당연한 것들인데, 그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조차 하나님보다 우선시 되었다는 것을 회개하는 순수한 마음에 늘 부끄러워집니다. 교사로서 일주일의 삶에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세상에 몰두하고, 저 자신에게 집중하였던 나의 모습이 그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에 비추어질 때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반면교사가 되어 함께 자라가게 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점점 개인의 가치만을 높게 사며,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조차 무례함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세상에 익숙해지는 저를 늘 다시 돌려세워 놓는 교사라는 자리에 좀 더 오래 머무르며, 새로운 만남 안에서 함께 자라가게 하실 하나님을 다시 기대해 봅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당신의 사람들을 세워가신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곁을 내어주고, 그 곁에서 함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자라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부족한 것이 많은 저를 용납해 준 그동안 만났던 모든 목장 아이들과 늘 많은 사랑으로 저에게 교사가 되어주고 안아주시는 고등부 목사님과 선생님들, 나눔이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감사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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