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가복음 10:17~22
한때 방영되었던 <골목식당>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죽어가는 골목상권에 활기를 일으키겠다는 취지로, 도움을 요청한 식당에 직접 백종원 씨가 찾아가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내용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해결책을 당장 알려주지 않고, 식당 주인이 얼마나 스스로 개선할 각오와 결단이 되어 있는지를 먼저 본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방식을 잘 받아들이는 식당도 있었지만, 그중 몇몇 식당은 그간 자기가 고집해온 요리와 경영방식을 내려놓지 못하고 결국 해결책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식당이 다시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도 이 해결책이 얼마나 큰 특혜인 줄 모르는 식당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자신이 지금까지 고집하고 의지했던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꿔야 한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물며 우리가 영생의 문제 앞에서는 어떨까요?
오늘 본문에는 영생의 문제 앞에 고민하는 한 청년이 나옵니다. 예수님께 한 청년이 달려와 자기가 어떻게 하여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본문은 그를 ‘재물이 많은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누가복음에서는 ‘관리’로 마태복음에서는 ‘젊은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당시 청년의 나이 때에 재물이 많았다는 것은, 스스로 그 ‘부’를 이뤘다기보다 부모 때부터 ‘부’를 물려받고 유지해 왔을 것입니다. 당시 유대교의 기준으로 보면, 부자들의 많은 그 재물은 그들이 율법을 잘 지켜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이라 생각했습니다. 가난한 자들보다 부자들이 천국에 들어가기 더욱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청년은 많은 이들에게 구원 얻을 의인으로 인정받았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지금 예수님을 ‘선한 선생님’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 청년은 지금 예수님에 대해 제대로 정의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여태껏 예수님에 대해 들었던 소문과 자신이 생각하는 선의 기준으로 예수님을 대면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마가복음 10:18) 이 말씀은 ‘하나님은 선하시고, 예수님은 선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직 선한 것은 선하신 하나님만이 판단하실 수 있기에, 너는 선으로 영생을 얻을 생각은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청년이 가진 선의 기준을 바로 잡아 주시기 위해 십계명의 5~10계명(이웃사랑)으로 이어가시며, 이것을 지켜야 영생을 얻는다고 말씀합니다. 이 말을 들은 청년은 자신이 어려서부터 이 계명들을 다 지켰다고 답합니다. 그러나 율법은 어떠한 법입니까? 행위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규제하는 근본적인 계명입니다.
예수님은 청년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말씀 중에 단서를 주십니다.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하지 말라 속여 빼앗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마가복음10:19) 여기서 ‘속여 빼앗지 말라’ 부분은 원래 십계명에서는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입니다. 예수님은 왜 십계명과 달리 이야기하셨을까요? 예수님이 이 청년에게 적용할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청년은 지금까지 ‘속여 빼앗을 짓’과 같은 부당한 방식으로 부를 이루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평소 많은 예배를 드리며 겉으로는 율법을 지켰더라도, 남의 재산을 속여 뺏거나, 사고팔거나, 빌려놓고 돌려주지 않거나, 또한 자신이 부리는 종들에게 무리하게 일을 시켜서 재산을 불리는 일들이 자행되고 약자들이 희생되고 있었다면, 당연히 그런 불법 행하는 자에게 영생은 주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그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것을 영생 얻을 조건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조건이 무리한 명령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예수님은 그를 보시고 사랑하시기 때문에(21절)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사람이 재물의 욕심 때문에 영생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안타까워하신 것입니다. 결국 청년은 그가 가진 재물 때문에 그 해결책을 받아들일 수 없어 영생 얻는 길을 포기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오히려 가진 것을 버려야지만 볼 수 있는 나라이며, 오직 예수님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진정한 영생은, 행함이 아닌 예수님을 믿음으로 얻는 영생입니다. 예수님을 따를 때야말로 율법을 온전히 지키게 되고 그토록 원했던 영생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청년은 율법의 완성이신 예수님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주님이 때론 우리를 사랑하셔서 무리한 명령을 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보게 하시고, 더 나은 영생의 자리로 옮기기 위함인 줄 믿습니다. 내가 여태껏 놓을 수 없는 것을 위해서 하나님을 믿고 있었다면, 다시금 돌이키게 하시는 은혜입니다. 그간 자기 확신과 물질에 대한 집착, 시대의 관습과 고정 관념들을 포기할 수 없던 나를 다시 돌이키시는 신호입니다.
진정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는 지금 눈앞에 계신 예수님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믿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마치 어린아이(14~15절)처럼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이 세상
에서 가장 좋은 것인 줄 알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내가 가진 조건으로는 영생을 얻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간절함으로 하나님 나라를 받는 것을 예수님은 믿음으로 인정하십니다. 이같이 오직 예수님만 소유하고 그분이 나의 전부가 될 수 있는 남서울의 모든 가족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