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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람원 394호]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시므온

by 남서울 posted Dec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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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누가복음 2:25~33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소중한 생명을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정일을 받고 난 후 집의 구조를 바꾸고 아기용품들을 준비했습니다. 아기를 양육하기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리고,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저는 우리 가정에 찾아올 축복 같은 아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기를 처음 집에 데려왔을 때 알아듣지도 못하는 딸을 데리고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아빠 엄마가 너를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너를 애타게 기다렸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만일 아기가 태어 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략 언제쯤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기가 태어나 처음 집에 온 순간은 기쁨이 아닌 불안함이었을 겁니다.

오늘 본문에는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성경에서 이곳만 등장하는 사람이지만 절대로 간단히 볼 사람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누가복음에 기록된 사람 중에 아기 예수님을 만난 두 번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누가는 시므온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집안 출신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누가는 시므온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이 사람은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 성령이 그 위에 계시더라 그가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하리라 하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더니”(누가복음 2:25~26) 이 구절은 시므온의 삶과 사명이 어떠한지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시므온은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는다는 사명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그리스도를 보게 되면 이 땅에서의 삶이 끝난다는 것이었죠. 아마 일반 사람들에게 ‘임무가 끝났으니 죽으시오’라고 말하면 두려워할 겁니다. 하지만 시므온은 죽음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기 예수님을 만난 직후 하나님을 찬양하기까지 합니다(29절). 시므온의 찬양을 보면 죽기를 기다린 사람 같습니다. 그러나 시므온에게 있어서 아기 예수님을 만난 그 순간은 임무가 끝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아니라 그가 평생을 학수고대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안 죽는다’라는 사명을 언제 받았는지 모릅니다. 그가 청년의 시절에 받았을지, 40대에 받았을지, 예수님 태어나기 한 해 전에 받았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므온의 인생은 그리스도를 기다리라는 사명을 받은 후에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성령이 그 위에 계셔서 시므온의 인생을 이끌어가시는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의롭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누가복음 1장에는 세례 요한의 부모인 사가랴와 엘리사벳이 나옵니다. 누가는 이들의 삶을 “하나님 앞에 의인이니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더라”(누가복음 1:6)라고 말합니다. 누가에게 있어서 ‘의인’은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를 흠이 없이 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행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세례 요한의 부모 외에도 또 있습니다. 바로 바리새인들이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에게는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호통치셨습니다. 한쪽은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여 하나님 앞에 의인이라 인정받고, 다른 한쪽은 독사의 자식들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바리새인들과 달리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경외함이 근간이 되어 주의 계명과 규례를 지키는 삶이었기에 하나님 앞에서 의인이라 인정받은 것입니다.

시므온도 세례 요한의 부모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게다가 누가는 ‘경건하여’라는 말도 함께 덧붙이고 있습니다. 종합해서 시므온의 삶을 생각해 본다면,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경외로 그분의 말씀을 흠이 없이 지켜나가고, 그 말씀에 헌신 된 삶을 살았다’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태도로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삶을 성령께서 지시하신 순간부터 평생을 살아간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므온은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것을 보면 죽음이 찾아오는 것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죽음보다 더 큰 기쁨으로 아기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언제 받았는지 모르는 사명입니다. 하지만 시므온은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여 그분의 말씀을 지켜나가고 그 말씀에 헌신 된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삶은 약속하신 바를 반드시 이루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둔 참 소망의 삶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조금만 더 생각해 봅시다. 시므온이 있었을 예루살렘 성전은 수많은 사람이 오갔던 곳입니다. 하지만 그 많은 인파 중에 오직 시므온과 여 선지자 안나 이 둘만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기뻐했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딱 한 가지입니다.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며 그것을 붙드는 삶을 살았던 것. 그냥 시간 때우는 삶이 아니라 오실 그리스도를 기대함으로 기다리며 기록된 말씀을 살아냈을 때 수많은 인파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기쁨을 누리는 두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성전 안에서 아기 예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 중한 사람인가요? 아니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구원의 감격과 기쁨 앞에 엎드려 경배하길 원하는 사람인가요? 후자가 되길 소망한다면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린 시므온처럼 주어진 하루를 말씀으로 살아내며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남서울의 모든 가족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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