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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람원 398호] 희년 공동체의 조건 – 자유와 종 노릇
본문/신명기 15:12~18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기에 신분, 지위, 피부 색깔, 경제적 수준 등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은 우리에게 전혀 낯선 개념이 아닙니다. 그러나 타인을 완전히 소유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며 인간을 종이나 노예로 삼았던 일은 오랫동안 역사 속에 존재했습니다. 범죄한 인간들이 죄성을 가지고 만들어낸 가장 끔찍한 제도가 노예제입니다. 전쟁에 패배한 나라의 국민들, 가난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 죄를 지은 사람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종과 노예로 살아야 했습니다. 물론 타인을 속박하는 정도에 따라 종이나 노예 등 부르는 이름이 달랐으며, 종과 노예들이 살아가는 삶의 환경도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를 억압하고 구속하며 자신의 뜻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노예제도는 항상 비참하기 마련입니다.
노예제도는 아브라함 시대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야곱의 아들 요셉은 아라비아 상인들에게 은20에 팔렸고, 심지어 예수님도 유다에 의해 황소 한 마리 값인 은30에 팔리셨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역사에서도 종에 관한 내용들이 등장합니다. 원래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에 타인을 종으로 삼을 수 없었지만, 현실에서는 그들도 종이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종이 되는 경우는 돈을 빌렸는데 갚을 능력이 없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면 7배로 갚아야 하는데 갚지 못한 경우, 너무 가난해 생계유지 수단으로 의식주를 제공받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신명기 15장 12절의 말씀을 보면, 하나님은 고대 사회에서 이방 나라들이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선언을 하십니다. “네 동족 히브리 남자나 히브리 여자가 네게 팔렸다 하자 만일 여섯 해 동안 너를 섬겼거든 일곱째 해에 너는 그를 놓아 자유롭게 할 것이요”(신명기 15:12)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떤 이유로 종이 되었든지 7년이 되면 상전은 그를 종의 신분에서 해방시켜야 했고, 심지어 6년을 다 채우기 전에 희년이 되면 그 해에도 조건 없이 종을 해방시켜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종을 7년째에 놓아 주게 하신 것은, 현실적으로는 종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스라엘 가운데 노예제도 자체는 허용하지 않으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이스라엘에서 종과 자유인, 종을 가진 소수의 부자들 같이 사회적 계급이 생겨나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시고, 이방 나라들이 하는 것처럼 노예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일도 원치 않으셨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뜻은 신명기 15장 12절의 앞 뒤 문맥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15장 1절 이하의 말씀을 보면, 종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채무자들을 지칭할 때 반복하여 형제라고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13절과 14절을 보면 6년간의 종살이를 마친 사람에게 자유를 줄 때, 그를 빈손으로 보내지 말고 양과 같은 값진 가축과 곡식과 포도주를 후히 주어내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종에서 해방되더라도 다시 종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보상과 생계 대책을 마련해주어, 상대를 소유물처럼 취급하지 말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서 존중해야 함을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이어집니다. “종이 만일 너와 네 집을 사랑하므로 너와 동거하기를 좋게 여겨 네게 향하여 내가 주인을 떠나지 아니하겠노라 하거든 송곳을 가져다가 그의 귀를 문에 대고 뚫으라 그리하면 그가 영구히 네 종이 되리라 네 여종에게도 그같이 할지니라”(신명기 15:16~17). 6년간의 종살이가 끝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지원까지 있다면, 누구나 자유를 누리고 만끽할 것 같은데 스스로 다시 종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송곳을 가져다 문에 대고 귀를 뚫어 그 집의 영원한 종이 되게 합니다.
좀처럼 잘 이해되지 않는 상황일 수 있지만, 이 사람이 스스로 종 되기를 기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유를 뒤로 하고 스스로 종이 될 정도로 주인의 인애와 사랑이 크고 주인과의 관계가 아름답고 귀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렇게 스스로 종이 되어 다른 사람들보다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이스라엘 가운데 하나님의 통치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함께 살펴본 말씀을 우리 삶에도 적용해 보기를 원합니다. 비록 노예제도는 없어졌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여전히 다른 형태로 타인 위에 군림하고, 이용하고, 부리는 것이 법칙인 것으로 이야기됩니다.
교회 설립 50주년을 맞아 남서울의 모든 성도들이 우리를 자유케 하시는 희년의 복과 은혜를 한가득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은혜를 우리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것들에 매여 종처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는 희년의 선포자로 올 한해를 살아내도록 기도하고 애써야 할 것입니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하라” (갈라디아서 5:13) 또한 남서울 공동체와 우리가 몸 담고 있는 모든 공동체 가운데 온전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 위해, 우리가 서로 사랑으로 종노릇하기 원합니다. 자신의 자유를 내려놓고 기꺼이 영원한 종이 되기 위해 자신의 귀를 뚫었던 사람들처럼, 주님을 본받아 우리의 손발에도 보이지 않는 못자국이 뚫려 서로를 향해 종노릇할 때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보고, 만지고,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 은혜가 풍성히 경험되는 남서울교회 설립 50주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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