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이야기 아직은 난(시편 23편 묵상)
2014.12.13 07:22
(지난 가을, 시편 23편을 묵상하며 쓴 글)
아직은 난
푸른 풀밭,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주님!
이 가을, 그 푸르고 싱싱하던 나무에서 바람이 불 때마다 황금색으로 변한 잎이 우수수 떨어질지는 게 너무나 막막하고 쓸쓸하여 주님이 어디 있나 더듬으며 헤매 도는,
아직은 난 눈먼 자입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
나의 자아가 너무 높고 내 속의 소리가 너무 커서,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을 들으려 고개를 빼고 귀를 세우지만 듣지 못하는,
아직은 난 귀머거리입니다.
지팡이와 막대기로 나를 안위하시는 주님!
우리를 지으시고 독생자를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과 감사를 올려드려야 하는데 세상 정욕에 가슴이 막히고 목이 막혀 소리 하나 내지 못하는,
아직은 난 벙어리입니다.
원수 앞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바르시는 주님!
우는 사자처럼 삼키려고 달려드는 마귀 사탄과 물질 우상 숭배에서 멀리 도망쳐야 하는데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슬며시 한 다리를 걸치고 있는,
아직은 난 절뚝발이입니다.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눈먼 것에서, 귀먹은 것에서, 말 못하는 것에서, 절뚝이는 것에서 훌쩍 벗어나
여호와의 집에서 영원히 살도록
나를 주님의 팔로 단단히 잡아매어 주소서.
저가 어릴적 아파서 병원에 꽤 오래 입원했었는데 그때 어머니께서 저에게 시편23편을 묵상하라고 프린트물을 주셔서
그 말씀꼭 붙잡고 지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귀한 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