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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울 톡톡



어제는 1999년도에 일어났던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보다 더 오래 전,

1994년도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입니다.

담임선생님이 진짜 괴짜셨습니다.

산수시간에 (소괄호), {중괄호}, [대괄호] 개념에 대해 배우고  있었습니다.

괄호를 잘 구분해서 순서에 맞게 연산을 해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바로 이 때,

연세도 지긋하신 분이 갑자기 환하게 씨익 웃으시더니

수업과 상관없는 이상한 말씀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딱 요맘때 여자애들 가슴이 꽃봉오리처럼 부풀기 시작하지,
바로 이 {중괄호}처럼 말이야"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못 할 발언이죠.

그런데 그 당시 저를 포함에서 학급친구들은

그냥 학교에 와서 듣고 가는 선생님의 말씀 중 일부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혹시 남몰래 수치심을 느꼈을 여학생이 있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지금도 이 선생님의 성함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서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하루는

이 선생님이 반 아이들 전체에게

작은 종이쪽지를 한 장씩 나눠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그 종이에 각자 이름을 쓴 다음 맘에 드는 이성친구들의

이름을 적어서 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여간 보통 독특한 선생님이 아니지요?

저는 그 때 망설이지 않고 한 여학생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망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쁘게 적었습니다.

그 이름은 '연지' 였습니다.

이름도 예쁘지요?


제 기억에 이 친구는 얼굴이 유달리 예뻤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자태가 고운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히 좋아했던 건 아니고 그냥 호감 정도였는데

가끔씩 주일에 교회에서도 볼 수 있어서 정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쪽지를 제출하고 하교 전 청소중이었습니다.

한 친구가 제게 다가오더니 조용히 말해주었습니다.


"예준아, 연지가 니 이름 썼대."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어찌나 가볍든지!!

집에 도착하니 부엌에서 어머니가 생마늘을 다지고 계셨습니다.

전후과정 다 생략하고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우리 반에 김연지라고 있거든 걔가 나 좋아한다고 쪽지에 썼대"

저는 속으로 일단 이렇게 말하면,

어머니가 자세히 캐물을테니 그 때 좀더 자세히

말씀드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되묻기 보다는 딴 얘기를 한마디 하셨습니다.

"야 들어가서 공부나 해"

그래서 저는 들어가서 공부했습니다.



..........................................................................................................................................



이 사건이 제 인생스토리의 시작점입니다.

이 사건을 씨앗으로 삼아 제 인생은 발아하였습니다.


"야 들어가서 공부나 해"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실 때,

사실은 하나님이 뒤에서 저희 어머니를 조종하고 계셨습니다.

이걸 알면서도...

제가 걸어 온 인생길을 어린친구들에게 쉽사리 추천해 줄 수는 없겠는 것이 저의 심정입니다.


저는 교회가

저를 위해 좀 슬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나중에 혹시라도 제게 딸이 생긴다면

저희 부모님께 이렇게 요청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아이 이름을 안연지라고 짓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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