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 [ghetto]

원래는 유대 교도를 강제로 격리한 일정한 거주구를 말하는데, 이를 일반화해서 소수자 집단이 밀집해서 거주하는 지구에 대해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알렉산드리아, 로마 등의 고대도시에는 유대 교도의 일대 거주가 있으며, 중세 유럽도시 또는 이슬람도시에도 그들의 자연발생적인 집중 거주가 보였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강제적인 것이 아니며, 또한 이에 따른 제한조치도 없었다. 제1회 십자군 원정(1096)후, 그리스도 교회는 제3 및 제4 라테란 공의회(1179, 1215)에서 그리스도 교도와 유대 교도와의 교제, 또한 유대 교도가 그리스도 교도를 시종으로 하는 것 등을 금지하였다. 교회의 이런 결정이 유럽의 모든 지역에서 즉시 실행으로 옮겨진 것은 아니지만, 먼저 독일에서 13세기 후반 이후 점차로 유대 교도의 강제격리가 실시되었다.

유대 교도는 특정한 구역으로 옮기고, 그 주위는 벽으로 둘러싸여 해가 지는 동시에 문이 닫혀졌다. 이와 같은 격리는 동시에 유대 교도에 대한 여러 가지 제한조치를 수반하였다. 가령 외출 시에 특정한 모자 또는 두건을 쓰고, 상의에 붉은 인을 붙일 것, 또한 특히 수난주에는 그들의 외출을 일체 금지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14세기 페스트의 대유행 이후, 유대 교도에 대한 차별정책은 더욱 엄격해지고, 유대 교도 거주구를 교회에서 가능한 한 떨어진 장소에 설치하는 것 등이 일반화되었다. 중부유럽에서는 특히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프라하의 유대 교도가 전형적인 것으로서 알려져 있다. 원래 게토라는 이름은 당시 이들 마을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1516년 베네치아에서 처음으로 이용되고, 결국에 55년 로마에 베네치아를 본따서 만든 강제적인 유대 교도 거주구가 설치된 후, 일반화되었다.

게토의 어원은 베네치아 게토 근처에 주조소(베네치아 방언으로 gheto)가 있었다는 것에 의한다고도, 또한 헤브라이어의 <분리(ghet)>라는 말에 유래한다고도 하여, 명확하지 않다. 어쨌든 그리스도교 사회는 게토에 의해 유대 교도의 물리적 분리를 완성하고, 여기에 스케이프고트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영겁으로 계속 주술되는 유대 교도의 존재를 그리스도교의 등불로 하려고 하였다. 이에 대해서 이슬람 세계에서는 개별적으로는 박해나 엄격한 차별ㆍ규제도 있기는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유대 교도는 비교적 큰 관용을 향수하였다. 게토는 18세기 말 이후 서유럽제국에서는 유대 교도 해방과 함께 붕괴되었는데, 러시아, 동유럽 제국에서는 20세기까지 존속하였다. 제2차세계대전 중 1940년 이후, 나치스 독일은 폴란드 등의 점유지에 게토를 설치해서 유대인을 가두었다. 그중에서도 바르샤바 게토가 유명하다. 형태상으로는 중세의 게토의 부활인데, 그 배경에 있는 사고방식은 인종론(안티 세미티즘)으로, 중세와는 다르다. 또한 미국의 대도시 특히 뉴욕 등에서 흑인, 푸에르토리코인 등의 밀집거주 지구를 게토라고 하기도 한다.

출처 : 종교학대사전, 1998. 8. 20., 한국사전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