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용하고 계신 브라우저는 오래되었습니다.
알려진 보안 취약점이 존재하며, 새로운 웹사이트가 깨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최신 브라우저로 업데이트 하세요!
오늘 하루 이 창을 열지 않음
남서울 톡톡

남서울이야기 내 영혼 평안해

2014.10.20 14:43

정석인 조회 수:2887

저는 얼마 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편지(7월 23일): <우리 병원에 근무하는 22살 먹은 간호사 어머님을 진료하였는데, 검사해보니 다행히 암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검사를 하면서 환자분에게 지난 10여 일 동안, 암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고 말하여, 환자분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지냈을 것입니다. 좋은 소식이 전달되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어서 그분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옛말에 ‘의사와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그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를 만나서 괜히 쓸데없이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돈도 많이 지불하여야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결과가 좋으니, 웃으면서 이야기하게 되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네 삶이 바로 이렇게 늘 불안감이 함께 하며 마음 편안하게 지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환자와 같은 삶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 가운데에도 늘 평안한 삶을 유지하며 살고 계시는 분들이 이 아침에 생각났습니다.>


두 번째 편지(8월 21일): <그런데 그분이 다시 병원에 왔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이상하여, 정밀검사를 해보니 간암이었습니다. 좋지 않은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그렇게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 저는 무척 괴로웠습니다. 제 생각에 이제 6개월 정도 사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그 간호사가 이제 어머니를 간호해야 되어서 병원을 그만 두어야겠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무척 당황했습니다. 저는 그 간호사의 앞으로의 인생이 보였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앞으로 겪게 될 인생을 생각하니, 하루 종일 마음이 답답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까불지 맙시다. 티끌만도 못한 주제에.”>


이제 세 번째 편지를 씁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 그 간호사가 웃으면서 병원에 왔습니다. 한 손에는 피자 한판을 들고서 말입니다. 저는 상황을 물어보기가 조심스러워서 어머님이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어 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간호사가 다행히 먼저 어머님이 검사를 해보았더니 림프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전에 제가 생각할 때는 말기암이라 6개월도 살지 못하고 돌아가실 줄 알았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몇 차례 항암제 투여를 받아서,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퇴원하여 집에 계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러 찾아 왔다고 합니다. 다행히 미리 들어놓은 보험이 있어서 치료비는 거기서 충당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어머님이 보쌈집 식당을 하고 계셨는데, 거기에는 실장이라는 분이 계셔서, 그 분이 어머님을 도와 요리는 거의 다 맡아서 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10년 이상 어머님과 친자매처럼 지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말기암에 걸리셔서 얼마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분이 간호사 말로는 배신을 하여 그 식당을 거저먹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제가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으나 어쨌든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그러한 일을 당하여서 황당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22살인 이 간호사가 본인이 직접 식당을 이어 받아서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합니다. 다행히 이모님이 오셔서 도와주고 있다고합니다. 그리고 그 실장은 내보냈다고 합니다. 다행히 어머님이 상태가 좋아지셔서, 어머님이 식당에 나오셔서 도와주어, 그럭저럭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 실장으로서는 살 궁리를 해야 하니까, 저 같았어도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간호사 입장에서 보면 청천 벽력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세상이 무섭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다행히 어머님의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잘 추스릴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식당도 제 자리를 찾았고, 아니 어찌 보면 더 좋아지는 상황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아! 이러한 것이 하나님의 은혜구나.”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비록 놀랄만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분께서 평범한 일상을 통하여 그렇게 우리의 일에 관여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내 평생에 가는 길’ 이라는 찬송을 들으며 ‘내 영혼 평안해’라는 말이 이런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원장님 돈이 없어서 비싼 피자헛 피자는 사오지 못했어요.” 간호사의 이 말이 제 심금을 울렸습니다. 간호사로부터 어머니의 상태를 듣고 그동안 불편하였던 제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그동안 벌어졌던 이야기를 들으며, 제 마음을 어루 만져주시는 그 분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벌어지는 건강의 문제는 이렇게 단순하게 끝나지 않고, 복잡한 일이 연달아 벌어지니,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세요.

번호 제목 날짜 이름
공지 사진을 본문에 넣는 방법 file 2020.05.24 관리자
공지 [공지] 스마트폰>파일첨부 기능 추가되었습니다. [2] 2014.09.12 관리자
공지 광고글, 광고성(교회포함) 글, 비방글,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2014.07.18 관리자
259 그리스도의 터위에서 [1] 2014.11.12 김오진
258 남한산성 나들이~ [2] file 2014.11.08 정승옥
257 빛과 소금이 되는 것 2014.11.07 정석인
256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진자로! 2014.11.07 김오진
255 감동,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제자, 옥한흠> [2] file 2014.11.07 김옥주
254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 사랑회 야외예배 2014.11.06 전병규
253 [유머] 감 잡고 사세요~~ [4] file 2014.11.05 조필립현
252 4교구, 기도회 다녀왔어요~(과천 로고스센터) [2] 2014.11.04 주양규
251 가을이 내리는.... [3] file 2014.11.03 이정미
250 10월 의료선교팀 선교봉사활동 [2] file 2014.10.28 이권형
249 천사장 미가엘 처럼! [1] 2014.10.28 김오진
248 기꺼이....기꺼이... [2] file 2014.10.28 이정미
247 가을여행 다녀오셨어요? [2] file 2014.10.27 김옥주
246 혼자 산다는것 [1] 2014.10.26 오윤경
245 또 다른 국화옆에서 [1] file 2014.10.26 김준호
244 날~~좋은 날 이쁘게 나눔을 할 수있던 날 바.자.회~~~♡♡ [1] 2014.10.24 이정미
243 바쁜 우리들의 위로(한국비경100선)!!! [1] file 2014.10.23 김준호
» 내 영혼 평안해 [2] 2014.10.20 정석인
241 (섬김의집:부모커뮤니티사업) 어머님들과 비누공예 했어요~ [1] file 2014.10.20 배정은
240 청군 이겨라 백군이겨라~~~ file 2014.10.19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