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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람원 397호] 진실을 넘어 진리로
최근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으로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매일 법정에서는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헌법재판과 형사재판이 열리고, 그 과정에서 상충되는 진술들이 쏟아진다. 언론과 SNS에서는 정파적 선동과 가짜 뉴스가 넘쳐나며, 무엇이 사실이고 진실인지 분별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실에 접근하고, 더 나아가 참된 진리를 만날 수 있을까?
진실은 어떻게 분별되는가
법정에서 요구되는 진실은 '사실에 대한 정확한 진술'이다. 진실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며, 그 진술이 실제 사건과 일치하는가,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일관되게 유지되는가에 따라 판단된다.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출발한 논리학은 참과 거짓의 명확한 구분을 전제로 하며, ‘모순의 배제 원리’와 ‘배중률’을 통해 진실을 가려낸다. 이것이 법정에서 “예” 혹은 “아니요”로 분명히 답변하길 요구하는 이유다.
진실을 찾기 위한 첫 번째 기준은 사건과 진술의 일치성이다. 법정에서는 개인적인 해석이나 의견이 아니라, 직접 보고 들은 사실 그대로를 진술하라고 요구한다. 시각은 인간이 가장 신뢰하는 감각으로,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나 “Seeing is believing”이라는 표현이 그 신뢰를 반영한다.
두 번째 기준은 진술의 일관성이다. 시간이 지나도 진술이 바뀌지 않고 유지되어야 하며, 진술의 구체성 또한 중요한 요소다. 구체적인 진술은 꾸며내기 어렵고, 허위 진술일수록 시간이 지나면 모순이 드러나기 쉽다. 그래서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은 진실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진술만으로 진실을 온전히 밝혀내기란 어렵다. 인간의 기억은 단순한 녹화 기능이 아니라, 감각 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뇌의 여러 영역—후두엽, 측두엽, 전두엽, 편도체, 해마 등—에서 통합하고 해석하는 복합적인 인지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감정, 선입견, 관찰자의 관점, 심리적 상태, 질문자의 태도 등이 영향을 미친다. 같은 상황을 목격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하고 해석할 수 있으며, 권위 있는 인물 앞에서 진술이 왜곡되거나, 유도신문에 따라 왜곡된 기억을 진술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진실은 단순한 사실을 넘어선다. 같은 살인 사건이라도 범행의 동기와 방법, 정황에 따라 법적 해석이 달라진다. 잔인한 살인과 우발적인 살인은 각각 1급과 2급 살인으로 구분되어 전혀 다른 판결이 내려진다. 이처럼 진실은 사실성과 도덕적 당위성을 함께 포괄한다. 우리가 흔히 '흑백 논리'를 피하라고 말하는 것도, 삶의 현장에서는 단순히 참과 거짓만으로 나눌 수 없는 '회색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진실은 합리적 설명과 함께 도덕적 책임을 동반한다.
진리를 향한 여정
그렇다면 진실을 넘어서 있는 '진리'는 무엇인가? 한자로 '眞理'는 '참된 이치'를 뜻하며, 사실과 진술의 정확성, 도덕적 당위성을 포괄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를 의미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진리를 향한 여정은 단순한 논리적 탐구가 아니라, 하나님을 알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삶이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31~3 2)
예수님은 진리가 곧 자유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거하고 그 뜻에 따라 살아갈 때, 우리는 죄와 죽음, 두려움과 억압에서 벗어난 참된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진리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생명을 주시는 인격이신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6)
이 시대는 ‘거짓의 아비’라 불리는 마귀가 만들어낸 왜곡과 거짓이 난무한다. 진리를 따르지 않고 거짓을 따르는 이들은, 진리 앞에 설 수 없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 (요한복음 8:44)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을 보내셔서 우리를 인도하신다. 성령님은 혼돈과 거짓 가운데 있는 우리를 생명의 길, 곧 참된 진리로 이끄신다.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 인도하시리니” (요한복음 16:13)
지금처럼 사회가 극단으로 치닫고 분열과 분노가 일상화된 시대일수록,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로 돌아가야 한다. 참과 거짓을 넘어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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