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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람원 399호] 기억을 잇는 사랑의 동행 - 강남논현데이케어센터 이야기
기억을 잇는 사랑의 동행
강남논현데이케어센터 이야기
센터장 박보리
강남논현데이케어센터는 치매 어르신들과 그 가족들에게 따뜻한 쉼과 회복의 공간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70대부터 100세에 이르는 어르신들이 계신 곳으로, 단순한 돌봄을 넘어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삶을 존중하며 하루하루가 의미 있게 채워지도록 함께 걷는 곳입니다.
치매는 삶의 기억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병이지만, 그분들의 삶의 가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센터는 어르신들의 남은 시간이 더욱 의미 있고 존엄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부르고, 마음을 듣고, 함께 웃는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가족이 홀로 짊어지던 부담을 함께 나누고자 주야간 돌봄, 인지 재활 프로그램, 식사 및 건강관리, 정서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인지 자극을 위한 미술치료, 음악치료, 퍼즐 맞추기, 신체활동을 위한 시니어 에어로빅과 같은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요리교실 시간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고, 송편을 빚으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한 어르신은 퍼즐을 맞추며 “내가 옛날에 교사였어요. 이런 일 잘했지요” 하시며 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정성껏 준비된 맛있는 집밥이 기다립니다. 조리실에서 마련한 따뜻한 식사를 드시며, 옆자리 친구와 따뜻함이 묻어 있는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지난 5월에는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던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우리 교회 차량을 이용해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휠체어를 탄 어르신 곁에는 봉사자들이 함께했고, 손을 꼭 잡고 걷는 모습들이 작은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나들이 한 게 정말 오랜만이야. 세상이 참 밝네.” 한 어르신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씀하셨고, “여긴 집보다 좋아.” “내 이름 기억해 줘서 고마워.”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이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희망이자 위로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 모든 사역은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로 함께해 주시는 교회 공동체,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 주시는 봉사자들과 후원자 여러분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센터는 어르신들의 하루하루가 하나님의 선물처럼 빛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사랑으로 채워가겠습니다.
오늘도 어르신들의 ‘기억’을 찾아드리고, ‘삶의 의미’를 되살리는 사랑의 동행을 이어갑니다. 이 길에 함께 기도해 주시고, 관심과 사랑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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